Flower Power (Terrey Hills, New South Wales, Australia)
아침, 카톡을 통해 손자 Owen 과 손녀 Chloe 의 사진이 도착하더니 곧이어 며늘의 전화.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Owen의 칭얼거림. Owen 의 칭얼거림을 견디기 부대껴웠나보다.
전화가 없었어도 오늘 쯤 봄맞이를 위하여 POT 용으로 흙을 사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터. 시간을 좀 당겨서 손자와 가기로.
손자를 픽업하여 꽃집으로. 그 꽃집은 손자가 서울 생활을 할 때 딸애 가족과 할매와 같이 소위 브런치를 한번 했던 곳. 물론 나는 수많은 꽃들과 나무들을 집에 세팅하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이 다녔지만. 하지만 그때 Owen 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는.
여러 스탭이 있었지만 할매 스탭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물어봐줘서 고맙댄다. 좀 돌아보면서 손자에게 꽃구경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걷는 것은 노땡큐. 그래서 점심을 먹이기로.
아무리 어리지만 먹는 것은 개취에 맞춰야 하기에 오웬을 안고 주문 완료. 라쥐 캡, 딸기 머핀, 노슈가 오렌지 쥬스.
머핀과 쥬스를 양껏 먹더니 빠방 타러 가잔다. 놀이터도 카페 옆에 있건만 요즘은 빠방이 대세. 여기 까지 왔는 데 몇장의 사진과 목표했던 흙을 사려했던 것은 물거품. 그래서 빠방 곁으로.
집으로 보내기엔 너무 짧을 시간. 며늘에게 생색을 내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바닷가 놀이터로 고고. 십여분 달렸는 데 배도 부르고 빠방도 타고 또 많은 빠방도 보고 그리고 낮잠을 잘 시간도 되고. 달리는 차의 흔들림에 따라 평소와 같이 깊은 잠. 그렇게 잠이 든 채로 한참을 달려서 다시 꽃집으로. 도착하니 차의 흔들림이 없어서 그런지 5분도 채 걸리지 않고 기상. 달래서 목표했던 흙을 사고 공사중인 집에 흙을 내려놓고 아들 집으로.
엄마를 보러 가자고 해 놓구선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은 눈치. 수퍼 옆을 지날 때 전과 같이 슈퍼에 가자고 했으나 두바퀴를 돌 동안 사려고 하는 것이 없었다는. 그래서 아몬드 한 봉지 만을. 좋아하는 우유와 요거트도 거부했다는.
며늘에게 인수인계하고 철수하려는 데.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다른 때는 맘먹고 인사를 하던가 아니면 쌩까던가.
오늘은 인형을 안고서 눈물이 그렁그렁 할 듯한 그런 모습.
순간 아주 오래 전 딸애의 동경 유학 시절. 도쿄에 두고 서울로 향할 때의 딸애 눈과 같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는.
도저히 그냥은 갈 수 없어 다시 안고서 한참을 같이 보냈다는. 그때의 그 좋아하는 모습이란.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공복을 느껴 점심으로 달걀 후라이 2개을 부탁. 내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아 챈 듯 오웬이 냉장고로 가서 냉동실을 열었다는. 그리고 그 냉동실에서 할매가 한국에서 가져간 고등어를 다발로 꺼내서 지 어미한테 할배주라고. 고등어를 직접 꺼내 놓고 할배를 향해 씩 웃는 모습이란.
그 고등어는 축산 괴기를 먹지 않은 오웬에게는 최애식품이라는.
이번엔 내 눈이 그렁그렁 할 차례이지만 나는 할배라는.
아이들은 정말 눈 시리게 성장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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